3. 진행중, 대기, 막힘, 방치를 구분하기
업무 상태에서 가장 흔한 거짓말은 “진행중”이다.
진짜 진행중인 일도 있다. 하지만 많은 태스크는 진행중이 아니라 대기 중이거나, 막혔거나, 아무도 지금 할 일을 잡지 않아 떠 있는 상태다. 이 네 가지를 구분하지 못하면 팀은 빨간불을 놓친다.
이 장의 목표는 단순하다.
진행중
대기
막힘
방치
이 네 가지를 분리한다.
왜 일을 하다가 마는가
일을 하다가 마는 이유는 게으름 하나가 아니다. 대부분은 태스크가 실행 중간에 다음 다섯 가지 중 하나를 잃기 때문이다.
첫째, 결과의 그림이 흐려진다. 무엇이 나오면 끝인지가 없으면 담당자는 계속 조사하고, 요청자는 계속 “조금 더”를 붙인다. 끝났다고 볼 기준이 없으면 끝낼 수 없다.
둘째, 지금 할 일이 사라진다. “정리하기”, “확인하기”, “챙기기” 같은 말은 업무 이름이지 행동이 아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한 걸음이 없으면 태스크는 진행중이라는 이름으로 정지한다.
셋째, 누구 차례인지 모호해진다. 내가 해야 하는지, 상대 회신을 기다리는지, 확인할 사람이 봐야 하는지 분리되지 않으면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남의 답 기다림(Waiting For)이 없는 대기는 방치와 구분되지 않는다.
넷째, 다시 열릴 시간이 없다. 재확인(follow-up) 시점이나 보통 걸리는 시간(SLE)이 없으면 태스크는 캘린더 밖으로 밀려난다. 바쁜 사람이 잊은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다시 꺼내주지 않은 것이다.
다섯째, 책임자가 흐려진다. 모두가 알고 있는 일은 아무도 들고 있지 않은 일일 수 있다. 끝까지 들고 갈 사람(DRI)이 한 명이 아니면 진행도, 요청도, 누구에게 올릴지(escalation)도 느려진다.
그래서 월E는 “멈췄다”에서 멈추면 안 된다. 멈춘 이유가 끝났다고 볼 기준 부재인지, 지금 할 일(next action) 부재인지, 남의 답 기다림(Waiting For)인지, 막힘(Blocked)인지, 책임자(owner) 부재인지까지 분류해야 한다.
흐름관리(Kanban)의 일의 나이(Work Item Age)
일의 나이(Work Item Age)는 일이 시작된 뒤 지금까지 지난 시간이다.
단순히 “며칠 됐다”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보통 걸리는 시간(SLE)과 비교하는 것이다.
보통 걸리는 시간(SLE, Service Level Expectation)은 이 유형의 일이 보통 얼마 안에 끝나야 하는지에 대한 기대값이다.
일의 나이(Work Item Age) = 시작일 또는 활성화일로부터 현재까지 경과 시간
보통 걸리는 시간(SLE) = 이 유형의 일이 끝나야 하는 기대 시간
예:
자료 요청 태스크
- 보통 걸리는 시간(SLE): 영업일 3일
- 일의 나이(Work Item Age): 영업일 2일
- 판단: 정상 진행 또는 대기
정산 대사 태스크
- 보통 걸리는 시간(SLE): 영업일 5일
- 일의 나이(Work Item Age): 영업일 9일
- 판단: 보통 걸리는 시간(SLE) 초과. 멈춤 여부 확인 필요
날짜만으로는 부족하다. 9일 된 일이 항상 문제는 아니다. 법무 검토라면 정상일 수 있고, 단순 파일 업로드라면 심각한 방치일 수 있다.
그래서 보통 걸리는 시간(SLE)이 필요하다.
보통 걸리는 시간(SLE)이 없을 때
이상적인 방식은 동류 태스크의 실제 걸린 시간(cycle time) 85% 분위값을 쓰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팀은 그런 데이터를 바로 갖고 있지 않다.
그때는 디폴트를 선언한다.
예:
월E 기본 보통 걸리는 시간(SLE)
- 단순 확인: 영업일 1일
- 자료 요청/회신 포함: 영업일 3일
- 월별 정산/대사: 영업일 5일
- 외부기관/업체 의존: 회신 예정일 + 영업일 1일
중요한 것은 디폴트가 완벽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명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명시된 기준은 고칠 수 있지만, 없는 기준은 매번 새로 해석된다.
일처리 정리법(GTD)의 지금 할 일(Next Action)과 남의 답 기다림(Waiting For)
일처리 정리법(GTD)은 상태를 명확하게 나누는 데 유용하다.
지금 할 일(Next Action)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한 걸음이다.
남의 답 기다림(Waiting For)은 내가 할 차례가 아니라 누군가의 응답이나 외부 자료를 기다리는 상태다.
둘은 완전히 다르다.
지금 할 일(Next Action):
- 헥토 담당자에게 12월 단말기별 정산내역서를 요청한다.
남의 답 기다림(Waiting For):
- 헥토 담당자의 정산내역서 회신을 기다린다.
이 차이를 태스크에 쓰지 않으면, 기다리는 일이 방치처럼 보이거나 방치된 일이 기다림처럼 포장된다.
남의 답 기다림(Waiting For)에는 반드시 세 가지가 있어야 한다.
누구를 기다리는가
무엇을 기다리는가
언제 다시 재확인(follow-up)할 것인가
예:
남의 답 기다림(Waiting For):
- 대상: 헥토파이낸셜 담당자
- 기다리는 것: 2025년 12월 단말기별 정산내역서
- 재확인(follow-up): 2026-06-15 17:00까지 회신 없으면 재요청
이 정도가 있어야 남의 답 기다림(Waiting For)이 업무 상태가 된다. 없으면 그냥 “기다린다고 말하는 방치”일 수 있다.
막힘(Blocked)은 무엇인가
막힘(Blocked)은 단순히 하기 싫거나 바쁜 상태가 아니다.
막힘(Blocked)은 일을 계속 진행할 수 없게 만드는 제약이 있는 상태다.
예:
- 자료 접근권한이 없다.
- 외부 업체가 정산서를 보내지 않았다.
- 확인할 사람이 승인하지 않아 다음 단계로 못 간다.
- 책임자가 정해지지 않았다.
- 끝났다고 볼 기준이 없어 무엇을 만들지 모른다.
막힘(Blocked)을 쓰려면 막힌 원인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나쁜 막힘(Blocked):
- 확인 필요
- 진행 어려움
- 대기중
좋은 막힘(Blocked):
- 헥토 12월 단말기별 정산내역서가 없어 12월 카드매출 대사 완료 불가
- 지금 할 일(next action)의 책임자(owner)가 없음
- 끝났다고 볼 기준이 없어 결과물 범위 확정 불가
멈춤 판단 규칙
월E의 멈춤 판단은 다음처럼 한다.
멈춤(STALLED) =
미완료
AND (
일의 나이(Work Item Age) > 보통 걸리는 시간(SLE)
OR 마지막 활동 후 무활동 > 보통 걸리는 시간(SLE)
OR 지금 할 일(next action) 없음
OR 책임자(owner) 없음
)
그 다음 반드시 3분류한다.
우리 차례인데 멈춤
- 대기 아님
- 지금 할 일(next action) 부재 또는 담당자 액션 없음
- 담당자에게 지금 할 일 요구
남의 답 기다림
- 외부/상대 의존 명시
- 남의 답 기다림(Waiting For) 대상, 기다리는 것, 재확인(follow-up) 시점 필요
주인 없음
- 끝까지 들고 갈 사람(DRI) 없음 또는 2명 이상
- 책임구분표(RACI) 위반
- 즉시 책임자(owner) 1명 지정
원자료(raw)만으로 “며칠 지났다”만 말하면 안 된다. 보통 걸리는 시간(SLE), 지금 할 일(next action), 남의 답 기다림(Waiting For), 책임자(owner)를 같이 봐야 멈춤 판단이 성립한다.
상태표
| 상태 | 조건 | 다음 액션 |
|---|---|---|
| 진행중 | 지금 할 일(next action) 있음, 보통 걸리는 시간(SLE) 안 | 계속 진행 |
| 대기 | 남의 답 기다림(Waiting For) 명시, 재확인(follow-up) 있음 | 예정일 관리 |
| 막힘 | 진행 불가 제약 명시 | 병목 제거 |
| 방치 | 보통 걸리는 시간(SLE) 초과, 지금 할 일(next action) 없음 | 담당자에게 재부여 |
| 주인 없음(orphan) | 끝까지 들고 갈 사람(DRI) 없음 또는 다수 | 책임자(owner) 1명 지정 |
업무 운영의 핵심은 모든 일을 빨리 끝내는 것이 아니다. 상태를 정확히 읽는 것이다.